왕의 Dna가 뭐지? 극우뇌 연구소 정보

왕의 DNA

초등학교 3학년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괴상한 내용의 공문을 보낸 교육부 사무관의 이야기가 화제입니다. 그 내용의 중심에는 "왕의 DNA"가 있습니다. 여기서 "왕의 DNA"란 극우뇌 연구소라는 기관에서 만들어낸 개념입니다. 주로 어린아이들의 극단적인 폭력성이나 소통 차단, 부모조차 통제할 수 없는 돌발 행동 등에 대해 이 "왕의 DNA"라는 개념을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극우뇌 연구소에서 설명하는 왕의 DNA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ADHD일 가능성이 높음
• 어른이나 선생님에게 격렬하게 저항함
• 홀로 시간을 오래 보낸다
• 아주 소수의 경우 천재성을 보인다

왕의 DNA 특징은 대부분 정서 교정이 필요한 아이의 특징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단 하나, 천재성이 있다는 특징 때문에 고집이 강하고 하고 싶은 것은 남의 눈치 보지 않고 해 버리는 괴팍한 성격이 "왕의 DNA"라는 거창한 말로 둔갑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통제불능으로만 보이던 아이가 사실 왕의 DNA라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설령 그것이 전혀 들어맞지 않는 상황일지라 우선 믿고 보고 싶을 것입니다. 그리고 극우뇌 연구소는 그런 부모들의 절박함을 교묘하게 이용하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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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뇌 연구소

극우뇌 연구소는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입니다. 자폐를 약물 없이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극우뇌 연구소의 핵심 주장입니다. 왕의 DNA 특성을 잘 이해하고 행동 치료를 한다면 약물 없이도 ADHD와 자폐를 앓는 아이가 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 취지에서 집필한 책 <세계적 천재들도 너만큼 산만했단다>도 극우뇌 연구소 커뮤니티 가입 학부모들에게 많이 팔렸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극우뇌 연구소 운영자이자 <세계적 천재들도 너만큼 산만했단다>의 집필자의 이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책에 쓰인 이력을 살펴보면 서울대학에서 유전학, 육종학, 생화학, 생리학, 통계학 등을 공부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한 사람이 저 모든 전공을 공부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고, 만약 그렇다고 해도 전공을 이수한 증거라고는 소개글에 적힌 단 한 줄의 문장이 전부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해당 운영자는 약물 없이도 ADHD 및 자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오프라인 캠프를 진행했고, 이때 거액의 참가비를 요구한 것에도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극우뇌 연구소 치료법이 검증받은 치료법인지 알아보지 않고 덥석 신뢰해 확증 편향에 빠진 부모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지만, 분별력 없는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극우뇌 연구소와 연구소 운영자는 전국민적 비난을 피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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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사무관 사과문

비난 여론이 과열되는 것을 의식했는지, 왕의 DNA라는 개념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든 장본인이 사과문을 공개했습니다. 지금까지 그의 신상은 교육부의 5급 사무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극우뇌 연구소에서 배포한 행동강령을 자녀의 담임 교사에게 보낸 후, 계속해서 교사에게 추가적인 요청을 보냈으며, 교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려 하자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습니다. 이로 인해 교사는 직위 해제가 되었습니다.

직위 해제 이후 교사는 부당함을 호소했고 해당 직위 해제는 철회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사건의 학부모는 사과문을 공개했습니다. 아래는 사과문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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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키 사태가 있고 몇 십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자녀의 약점을 이용해 부모를 현혹하는 행각들이 비일비재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교사보다 높은 직급을 가진 공무원이 자신의 직급을 이용해 교사에게 압력을 가한 사건이기 때문에 더욱 사회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